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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 산업 특화형 VC 펀드의 함정
현재 존재하는 산업과 미래에 새롭게 생겨날 산업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지난 주말인 7월 4일은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였습니다. 올해는 월드컵 개최에 더해 건국 250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해이기도 해서, 예년보다 더 분위기가 들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는 토론토에서 온 누나 부부와 합류해, 샌프란시스코 외곽이자 소노마와도 가까운 Petaluma라는 도시로 다녀왔습니다. 평소에 자주 가는 와이너리에도 가고, 미국다운 햄버거와 맥주도 즐기며 여유로운 연휴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동네 사람들에게도 인기 있는 Acme Burger에서 버거를 사서, 바로 옆에 있는 Crooked Goat Brewing이라는 브루어리에서 맥주와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VC 펀드의 자금 출처는 상당수가 대기업입니다. 이 경우, 재무적 수익도 중요하지만, 전략적 수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즉, SI입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회사의 사업 영역이나 관심 분야에 투자하는 VC 펀드에 출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 회사라면 PropTech에 특화된 VC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매우 이해하기 쉬운 전략이지만, 저는 이러한 접근에는 두 가지 함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현재 존재하는 산업과 미래에 새롭게 생겨날 산업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초기 단계의 벤처 투자는 앞으로 큰 임팩트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는,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의 기회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시장이나 산업 자체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Uber와 Airbnb입니다. ‘공유경제(Sharing Economy)’라는 용어는 이들 기업이 등장한 이후에야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즉, Uber나 Airbnb에 초기 투자했던 VC들이 ‘공유경제’라는 투자 테마를 가지고 투자했던 것은 아닙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미국에서의 초기 단계 벤처 투자는 미래를 향한 안테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금 존재하는 산업뿐 아니라 아직 이름조차 붙지 않은 미래의 시장에도 투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기업에 산업 특화형 펀드가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성공한 시드 펀드는 창업자에 포커스를 합니다. 반대로 기존 산업의 정의에 지나치게 얽매인 산업 특화형 펀드는 이러한 기회를 놓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스페이스 X에 초기 투자한 펀드들 중에 우주에 특화된 펀드는 없습니다.
두 번째는 역선택(Adverse Selection)의 위험입니다.
‘이 산업에 반드시 투자해야 한다’는 제약이 너무 강하면, 가장 뛰어난 스타트업이 아니라 단지 해당 산업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 투자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일정 수의 투자를 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투자 대상의 퀄리티를 타협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펀드 본연의 역할인 리턴 극대화가 어려워지고, 결국 재무적으로도 매력적인 성과를 만들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물론 저는 산업 특화형 펀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러한 펀드들도 상당수 투자를 해왔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특정 산업 특화형이라는 이름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보다는, 좋은 펀드에 투자한다는 First principles을 갖고, 제너럴리스트 펀드까지 포함한 폭넓은 선택지 속에서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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