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 자금조달 속도가 보여주는 것

다시 뜨거워지고 있는 자금조달 시장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는 항공권이 없어도 배웅을 위해 보안 검색을 통과해 게이트 구역까지 들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와이프가 1주일 정도 출장을 가게 되어, 배웅도 할 겸 두 딸을 데리고 이용해 보았습니다. 사전 신청도 매우 간단했고, 생각보다 편리했습니다. 아이들도 가까이에서 비행기를 볼 수 있어서 즐거워했고요(면세점에서 장난감을 사준 것이 큰 이유 중 하나일 테지만요).

자주 사용할 일은 없을 것 같지만, 알아두면 꽤 유용한 옵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an Francisco International Airpot

지난주 여러 GP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최근까지는 유명 VC들에게만 볼 수 있었던 ‘싱글 클로징(Single Closing)’ 방식의 펀드레이징이 이제는 이머징 VC와 마이크로 VC들 사이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VC 펀드는 일반적으로 여러 차례의 클로징을 진행합니다. LPA를 살펴봐도, 퍼스트 클로즈를 진행한 뒤 약 1년 후 파이널 클로즈를 한다는 문구가 가장 일반적인 형태입니다. LP 입장에서도 그 기간 동안 실사를 진행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예외도 있습니다.

유명 VC들 중 상당수는 애초에 여러 차례의 클로징을 하지 않습니다. 미리 일정을 정해놓고 “이날 데이터룸을 오픈한다”, “이날 설명회를 진행한다”, “이날까지 질문을 받는다”, “이날 최종 배정을 결정한다”, “이날 클로즈한다”와 같은 과정을 한 번에 진행합니다.

소위 말하는 싱글 클로징입니다.

물론 이러한 방식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집하려는 금액을 훨씬 뛰어넘는 수요가 있고, 오히려 LP를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이러한 움직임이 신흥 VC나 마이크로 VC들에게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만 해도 두 명의 GP에게서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 명은 이미 2호 펀드의 펀드레이징을 싱글 클로징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또 다른 GP는 2,500만 달러 규모의 1호 펀드를 조성 중인데, 공식적으로 펀드레이징을 시작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싱글 클로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미 목표 금액을 초과하는 수준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 현상은 VC 펀드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초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LP든 VC든 결국 마지막에는 반드시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바로 “펀드레이징 상황이 어떤가요?”라는 질문입니다. 얼마나 자금을 모았고, 언제 클로즈할 예정인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에 관련해 얼마 전 한 GP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 GP에 따르면, “지금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계속 이야기 중입니다”라는 답변은 오히려 좋지 않은 신호라고 합니다. 반대로 “다음 주면 끝납니다”라고 말하는 창업자는 대체로 인기 있는 창업자라고 합니다.

Pre-seed나 Seed와 같은 초기 단계에서는 뛰어난 창업자일수록 짧은 기간 안에 자금 조달을 마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평가가 좋은 창업자라면 2주 정도면 라운드를 마무리하기도 합니다. 주말 사이에 클로즈가 끝나버리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2026년은 다수의 IPO를 통해 유동성이 시장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IPO들은 새로운 부를 만들어낼 것이고, 그 자금의 상당 부분은 다시 스타트업 창업이나 투자로 흘러 들어갈 것입니다.

동시에 초기 단계 스타트업 시장, 그리고 그 초기 단계에 투자하는 마이크로 VC 시장 역시 매우 활발한 상황입니다.

물론 시장은 항상 순환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는 뛰어난 창업자와 뛰어난 GP들에게 매우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최근 나타나는 ‘펀드레이징 속도’는 이러한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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