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8 VC하우스의 방향성 vs 펀드로서의 목표

하우스의 전략과 펀드 리턴, 그 균형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지난주에는 이머징 VC들을 위한 플랫폼인 Bridge Funding Global의 이벤트가 열렸습니다. 저는 해당 플랫폼의 Selection Committee 멤버이기도 한데요, 이번에는 워크숍 강사로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참가하신 GP분들은 모두 귀한 시간을 내어 참석해 주신 만큼, 조금이라도 실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용이나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어 가셨다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워크숍 장소

최근에 동부에서 펀드 오브 펀즈를 운영하고 있는 친한 펀드 매니저와 흥미로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 역시 약간 다른 부분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마이크로 VC 출자를 핵심 전략으로 하는 펀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오랜 기간 정기적으로 정보를 교환해 온, 제가 존경하는 펀드 오브 펀즈 업계 동료입니다.

그 대화를 통해 다시 한 번 느낀 것은, 때때로 잊기 쉽지만 매우 중요한 전제입니다. 바로 “VC는 우선 투자자다”라는 점입니다.

VC의 본질적인 역할은 스타트업에 투자해 매력적인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VC 하우스를 이끄는 창업자와 제너럴 파트너들의 모든 의사결정은 결국 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 만나고 있는 사람, 시간을 사용하는 방식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이 목표와 연결되지 않는다면,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만들어낸다는 목표 아래 규율 있는 행동을 쌓아가는 것이 결국 그 펀드에 출자한 LP들과의 이해관계도 자연스럽게 일치시키게 됩니다.

한편, 제너럴 파트너들은 단순한 투자자만은 아닙니다. 그들은 VC 하우스라는 조직을 운영하는 경영자이기도 합니다.

투자자로서의 목표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하지만 “VC 하우스로서 무엇을 목표로 하는가”는 하우스마다 크게 다릅니다.

가장 이해하기 쉬운 예는 규모의 확장입니다. 펀드 규모를 키우고, 업계 내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는 방향입니다. 혹은 특정 분야에서의 리더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딥테크 분야에서 단순한 투자자를 넘어 Thought Leader로서 존재감을 구축해 가는 방향입니다.

반면, 특정한 확장 전략을 추구하지 않고, 각 펀드의 수익률 극대화만을 목표로 하는 “장인형” 하우스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하우스들은 대부분 의도적으로 작은 규모를 유지합니다.

즉, VC 하우스로서 어떤 방향을 추구할 것인가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A16Z나 Khosla Ventures처럼 규모와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키워 가는 하우스도 있고, 많은 마이크로 VC들처럼 규모보다는 특정 분야 집중과 수익률 극대화를 우선시하는 하우스도 있습니다. 이는 각 GP의 철학, 세계관, 전략에 따라 결정되는 것입니다.

다만, 한 가지 흔들려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펀드 리턴의 극대화”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하우스 차원에서 어떤 목표를 추구하든, 본래의 목적이자 핵심인 펀드 리턴을 희생하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왜곡이 발생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잘 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LP 입장에서 보면 아무리 업계 내 존재감과 영향력이 커졌다고 하더라도 리턴이 매력적이지 않다면 지속적인 출자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딥테크 분야에서 매우 강한 브랜드와 영향력을 가진 하우스가 되었다 하더라도, 펀드 리턴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결국 자금 조달은 점점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하우스 자체의 지속 가능성도 흔들리게 됩니다.

이렇게 쓰고 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의외로 어렵고 중요한 주제입니다.

저 역시 단순히 펀드의 파트너로서뿐만 아니라, 하우스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이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 왔습니다. 특히 저는 펀드 자체의 성공뿐만 아니라, 하우스가 어떤 역할과 방향성을 가져야 하는지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펀드 오브 펀즈라는 특성상, 매일 다양한 GP, 창업자, LP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흥미로운 아이디어와 “우리 하우스도 이런 것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들이 계속 떠오릅니다.

그러다 보면 선택지가 너무 많아 오히려 방향을 잃을 것 같은 순간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항상 나침반이 되어 주는 원칙이 있습니다. 바로 “펀드의 목표를 희생하지 않는다”는 원칙입니다.

이 원칙을 중심에 두고 펌의 방향성과 다음 스텝을 고민하다 보면, 단순히 흔들리지 않게 되는 것을 넘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힌트까지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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