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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VC 네트워크는 단발성 만남으로 생기지 않는다
Upfront Summit이라는 “동창회”
지난주 탑승한 비행기에서 기내 Wi-Fi에 접속해 보니, 놀랍게도 Starlink를 통해 인터넷이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서비스가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는 작년부터 들어왔지만, 제가 탄 항공편에서 직접 체험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시험 삼아 YouTube를 재생해 보았는데, 전혀 문제 없이 부드럽게 재생되었고, 특별히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만큼 쾌적한 네트워크 환경이었습니다.
SpaceX에는 해당 회사의 보드 멤버를 맡고 있는 저희 출자 VC 펀드를 통해 투자하고 있는데, 역시 대단한 기업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비행기 안에서도 온라인 회의가 가능하게 되었네요!
매년 참석하고 있는, 저희 출자 펀드인 Upfront Ventures가 LA에서 주최하는 미국 최대 규모의 VC·테크 이벤트 “Upfront Summit”에 올해도 다녀왔습니다.
스타트업, VC, 대기업 등 참가 기업만 800개 이상이 모였습니다. 여기에 티켓 없이 사이드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행사장 주변에서 참가자들을 만나기 위해 방문한 분들까지 포함하면 실제로는 수천 명 규모가 모였을 것으로 느껴집니다.
Upfront와는 2017년부터 인연을 이어오고 있으며, 중간부터 출자도 하게 되어 꽤 오랜 관계가 되었습니다. Upfront Summit에도 오랜 기간 매년 참석해 왔습니다. 또한 저 역시 미국 VC 업계에서 10년 이상 활동해 오면서 지인들도 많이 늘었기 때문에, 이 행사에 가면 마치 동창회에 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평소에 자주 함께 일하는 분들뿐 아니라, “매년 이 자리에서 만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작년에는 어땠나요?”, “요즘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와 같은 대화가 자연스럽게 시작됩니다. 반년 혹은 1년 만에 다시 만나면 그 사이에 상황이 크게 변해 있는 경우도 많아, 밀도 있는 캐치업이 가능합니다. 또한 평소에도 연락을 주고받는 분들이라도, 예를 들어 뉴욕 등 다른 지역에 거주하시는 분들과는 오랜만에 직접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는 점도 반가운 부분입니다.
세션의 수준이 높다는 점 역시 이 행사의 큰 매력입니다. 올해는 Sequoia의 새로운 공동 대표인 Alfred Lin의 발표, 그리고 기업가치가 10조 원을 넘는 것으로 평가받는 “Colossal Biosciences” 창업자의 De-extinction(멸종종 복원) 관련 발표 등 매우 인상적인 세션들이 이어졌습니다. 미리 듣고 싶은 세션을 정리해 두고 시간에 맞춰 이동하면서, 행사장 곳곳에서 많은 분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눴습니다. 또한 GP 및 LP와 백투백으로 미팅도 별도로 잡아 집중적으로 캐치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벤트에서의 네트워킹은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이는 미국사람도 똑같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오랜 시간 꾸준히 관계를 이어오다 보니, 네트워킹은 더 이상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즐거우며, 오히려 효율적인 과정으로 느껴집니다.
이번 행사에서 다시 한 번 느낀 것은 VC로서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의 중요성입니다. 단발성 만남이 아니라, 매년 같은 장소에서 재회하며 관계를 쌓아가는 과정 속에서 어느 순간 ‘동창회’ 같은 네트워크가 형성됩니다. 그 수준까지 네트워크에 깊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시간과 꾸준함이 필요하지만, 그 축적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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