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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테크 주식 하락이 벤처 투자에 주는 신호
공개시장과 비상장시장의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
지난주 잠시 뉴욕에 다녀왔습니다. 일정 중 하나로, 저희가 출자한 펀드가 주최한 창업자와 투자자가 함께하는 농구 이벤트가 있었는데, 정말 인상 깊은 자리였습니다. 많은 VC들이 커뮤니티를 강조하지만, 이번 행사는 스포츠를 매개로 구성원 간 관계를 자연스럽게 강화한, 매우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펀드에 투자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 정도였습니다.
저는 직접 경기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보기만 해도 충분히 즐거울 만큼 현장의 분위기가 뜨거웠습니다. 아마 내년에는 이 행사 하나만을 위해서라도 뉴욕에 갈 것 같습니다.(동영상 링크)
요즘 테크 및 AI 관련 주식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진 뜨거운 기대감과 때로는 지나치게 보였던 대규모 설비 투자(capex)를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 투자가 정말 회수될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공개시장과 비상장시장은 종종 별개의 세계처럼 이야기되지만, 실제로는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특히 기업공개(IPO)에 가까워질수록 후기 단계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과 자금 조달 환경은 공개시장의 움직임에 좌우되기 쉽습니다. 나스닥을 비롯한 주식시장이 흔들리면 레이트스테이지 벤처 투자가 흔들리는 이유입니다.
이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저는 분기별 미국 VC 투자 규모와 분기 말 나스닥 종가를 함께 비교해보았습니다.
데이터 출처: Pitchbook & Yahoo Finance
결과는 매우 선명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나스닥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는 동안, 벤처 투자 규모 역시 거의 같은 궤적으로 증가했습니다. 2021년의 조정 국면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났고, 최근의 반등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나스닥이 소수의 초대형 테크 기업에 더 크게 의존하는 구조가 강화된 만큼, 이 상관관계는 앞으로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래된 자료이지만 요지는 전달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단순합니다. 향후 몇 달 동안 주식시장의 부진이 이어진다면 벤처 투자 시장, 특히 후기 단계 투자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단계의 회사들은 IPO라는 공개시장 출구에 가장 가까이 있어, 밸류에이션과 리스크 허용도, 자본시장 환경 변화에 특히 민감합니다.
반면, 초기 단계 투자는 성격이 다릅니다. 시드·프리시드 단계는 장기적 관점이 기본이고 필요한 자본 규모도 작아, 거시경제 환경과의 연관성이 훨씬 약합니다. 혁신은 분기별 나스닥 지수의 움직임과 무관하게 계속됩니다. 실제로 지난주에 초기 단계 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두 출자 펀드의 연례 총회에 참석했는데, 인공지능을 비롯한 다양한 혁신 분야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매우 높았습니다.
현재 시점에서는 신중함이 필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시기이기에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러한 기회를 잘 포착해 투자할 수 있는 시각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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