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8 벤처투자애서 ‘첫 번째 신뢰‘가 가진 힘

처음으로 믿어준 사람에 대한 감사는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

지난 주말은 캐나다의 추수감사절이었는데요, 토론토에 사는 누나 가족을 만나 오랜만에 함께 식사하고, 거대한 칠면조 요리를 나누며 따뜻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국인 가족과 저와 일본인 아내, 캐나다인 형부와 그들의 가족, 그리고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까지, 네 나라 가족이 모인 자리였습니다. 다문화 가족으로 사는 게 가끔은 쉽지 않지만, 서로의 문화를 배우고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 먹은 칠면조 요리

무엇을 하든, 우리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우리의 가능성을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큰 힘이 됩니다. 특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건 어려울 것 같다”, “나는 잘 모르겠다”라며 확신을 주지 못할 때, 처음으로 우리를 믿어준 사람은 더욱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그 믿음에 대한 감사는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습니다.

이건 벤처투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요즘은 회사가 설립되기도 전, 즉 아이디어 단계부터 창업자와 함께 고민하는 Pre-seed 펀드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아직 아이디어가 미숙하거나 구체화되지 않은 단계에서도 창업자와 비전을 논의하고, 방향이 맞는다면 바로 펀딩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창업자와 VC 사이에는 특별한 관계가 생깁니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자신을 가장 먼저 믿어주고,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자금을 제공해준 사람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이건 VC와 LP의 관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1호 펀드의 First Closing에 참여하는 LP는 GP와 각별한 유대감을 형성하곤 합니다. 수많은 거절을 견디며 마침내 이뤄내는 첫 클로징은 대부분의 GP에게 기념비적인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우리는 First Closing에는 투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LP들도 있습니다. 물론 정책적인 이유일 때도 있지만, 단순히 다른 LP들의 결정을 지켜본 뒤 움직이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스타트업 투자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패턴입니다. “리드 투자자가 정해지면 검토하겠다”는 말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어렵게 만들어진 신뢰의 기회를 놓치고,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줄이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벤처투자는 본질적으로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의 세계입니다. 누군가를 믿고, 스스로의 판단에 Conviction(확신)을 가지고 먼저 투자할 수 있는 사람만이, 더 깊은 관계와 더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을 키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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