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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AI가 VC의 LP세상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점점 더 늘어가는 LP를 위한 소프트웨어
지난주에 인생 처음으로 허리를 삐끗해서 정말 고생을 했습니다. 작은 동작만 해도 극심한 통증이 밀려와서 너무 힘들었는데요, 하필 꼭 이럴 때면 중요한 대면 미팅이나 콜이 겹쳐 있어서 진통제를 먹으면서 어떻게든 버텼습니다. 놓친 업무는 다음 주에 캐치 업하지 않으면 안 되겠습니다.
아내가 몇 번 그런 경험을 했었는데, 왜 그렇게 힘들어했는지 이제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사람은 직접 겪어봐야 알 수 있나 봅니다. 주말이 되어서야 조금은 사람답게 걸을 수 있게 되었는데요, 다시 한번 허리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고, 아무리 일이 바빠도 몸 관리는 꼭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 번 예전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이제 기술의 활용은 VC로서 당연한 일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AI에 의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실사 메모는 AI로 작성되고, 데이터룸은 스스로 자료를 읽어냅니다. 파트너들은 더 이상 숫자를 찾는 데 시간을 쓰지 않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두고 논의합니다.
이제 같은 흐름이 VC 펀드에 투자하는 LP에게도 밀려오고 있습니다. LP들이 오랫동안 안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들, 예를 들어 표준화되지 않은 보고서와 제각각인 보고 시점 등을 직접 겨냥한 소프트웨어가 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Arch는 LP의 디지털 운영 데스크를 자처합니다. 투자 이후의 문서 집계, 데이터 표준화 등의 반복 업무를 해결한다고 말합니다. Vantager는 투자 전 단계에 집중합니다. 복잡한 데이터룸을 읽어내고, 핵심 데이터를 추출해 투자담당자가 검토할 수 있는 산출물을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한편 앤드리슨 호로위츠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The Coterie는 온보딩, KYC/AML, 펀드 관리 워크플로를 자동화했으며, 현재는 다른 많은 저명한 VC들이 투자한 또 다른 회사인 Allocate에 매수되어 더 큰 사모시장에서 필요한 시스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벤처 스케일로 확장 가능한 사업인지 여부입니다. GP마다 보고 체계가 다르고, 레거시 시스템은 각기 다른 규칙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마지막 단계에서는 결국 사람이 개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AI Agent가 아니면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 되겠습니다. LP라는 시장의 크기자체도 문제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러한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저 역시 이 부분을 늘 큰 문제라고 생각해 왔고, 주변 LP들 역시 같은 문제에 대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아예 포기하기도 합니다.
펀드오브펀드로서 저희는 직접 테크놀로지 스택을 구축했습니다. 기술을 활용한 실사, 그리고 투자 후 얻을 수 있는 정보를 통찰로 전환하는 능력은 경쟁력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기술이 투자할 VC를 선택하는 데 필요한 판단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 판단이 제대로 발휘되는 것을 가로막는 반복 업무를 줄이는 일은 중요하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이러한 회사들이 벤처 스케일에 해당하든 아니든, 앞으로 LP에게 이러한 새로운 기술은 필수 인프라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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