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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VC에게 요구되는 전략적 관계 구축
타고난 재능 +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근처로 가벼운 하이킹을 다녀왔습니다. 샌프란시스코 북쪽 Marin County에 위치한 Bon Tempe Lake라는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코스였습니다. 걷는 동안 자연경관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인공호수였습니다. 만들어진 지 무려 77년이나 됐다니 "자연스럽다"고 생각할 법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살짝 속은 느낌도 들었습니다ㅎㅎ 그래도 워낙 좋았던 곳이라, 조용하고 한적한 호수가 생각날 때마다 다시 찾게 될 것 같습니다!

Bon Tempe Lake
벤처캐피털(VC) 업계는 점점 더 정량적 접근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상장 시장과 마찬가지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평가하는 데 있어 정교한 계량적 방법이 필수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벤처캐피털은 여전히 사람 중심의 산업이며, 데이터뿐 아니라 인간관계가 핵심 자산으로 작용합니다.
이전에 저는 "#88 벤처업계에서 소모품화 되는 인간관계"와 "#188 벤처투자업계에서 필요한 '관계'란?"에서 의미 있는 관계 형성의 중요한 차이에 대해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진정한 관계는 상호 존중에 기반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의 깊이와 폭, 질을 정량화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이는 LP가 GP에 대한 실사를 수행할 때 상당한 어려움으로 작용합니다. 누구나 어느 정도의 네트워크는 가지고 있고, 그중 누가 더 질 높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지 가늠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소셜미디어 상의 인기도는 유명세를 보여줄 수는 있지만 관계의 깊이까지는 보여주지 못합니다.
물론 예외도 있지만, 대체로 인간관계 형성에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벤처캐피털 분야에서 성공을 거둬 왔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러한 재능 위에 구조화된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더해 관계를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확장하는 투자자들이 성공할 것입니다. 이는 마치 프로 스포츠에서 성공하는 이들이 타고난 재능뿐 아니라 꾸준한 훈련과 전략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것과 같습니다.
AI 에이전트의 활용 또한 벤처캐피털에서 점점 필수 요소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투자자들이 AI 기반 디지털 트윈을 통해 다른 투자자의 디지털 트윈과 상호작용하고, 이를 통해 관계를 형성하고 강화하는 미래를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디지털 트윈의 대중적인 도입은 아직 조금 먼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AI 등 기술을 활용해 가치 중심의 관계 구축 역량을 미리 강화하는 투자자들이 앞으로의 벤처캐피털 시장에서 더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